A지자체는 2015년 5월 한 민원인이 신청한 공장설립 허가를 불허했다. 문화재보호법 등 관련 법령에서 정한 기준에 적합한데도, ’공장 부지가 풍수지리적으로 중요하다‘고 심의한 도시계획위원회의 의견을 수용한 결정이었다.
B지자체는 2015년 7월 접수된 태양광발전사업허가 신청에 대해 법령상 근거가 없는 주민동의서를 요구했다. 민원인이 이를 이행하지 않자 부당하게 반려처분했다.
C지자체는 2015년 3월부터 2016년 5월까지 13건의 설계용역을 추진하면서 용역비를 수의계약이 가능한 2200만원 이하로 조정했다. 이를 통해 9개 업체와 부당하게 수의계약함으로써 다른 업체의 참여 기회를 막았다.
담당 공무원이 관련 법령을 위반하거나 법령상 근거가 없는 과도한 조건을 부과한 대표적 ’규제 남용‘ 사례들이다.
국무조정실이 지난해 상반기 행정자치부와 합동으로 규제개혁 저해 행태와 소극행정 등에 대한 실태점검을 벌인 결과 모두 108건을 적발했다. 규제 남용이 21건, 부당한 진입 규제가 15건으로 규제 관련 적발이 3분의 1에 달했다.
규제 만능주의는 정부가 경제 개발을 주도하면서 시작됐다. 여기에 공무원 사회의 경직성과 규제 양산식 법체계가 어우러지면서 속도가 붙었다. 특히 규제를 지렛대 삼아 갑(甲) 지위를 누리려는 공무원들이 문제다.
규제는 공무원들의 ’면피‘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우도 많다. 규제를 풀어줬다가 뒤탈이 나면 공무원이 뒤집어쓰다보니 기계적으로 규제를 들이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역대 정부는 규제개혁을 공언해왔다. 이명박 정부의 ‘전봇대 규제’와 박근혜 정부의 ‘손톱 밑 가시’가 대표적이다. 그렇지만 규제개혁에 성공한 정권은 아직 없다. 관료사회의 복지부동과 규제를 양산할 수밖에 없는 입법체계가 공고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부당한 업무처리 사항에 대해서는 관련 규정에 따라 엄중 조치하도록 해당 기관에 통보하고, 제도상 불합리한 부분은 개선하고 있다“면서도 ”중앙정부의 방침이 지자체 공무원들에게까지 잘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쉽지만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출처 : 이데일리 / 피용익 기자 yoniki@edail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