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부안군의 100억대 공사, 고창군의 500억대 공사 등 자치단체가 진행하는 거액의 공사마다 배를 불리려는 공무원들의 검은 손이 개입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주민을 위하고 지역을 살린다는 사업의 근본 취지는 무색해지고 공무원 등의 탐욕으로 사업이 점철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전북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5일 고창군 일반산업단지 조성 사업과 관련해 공무원 등이 사업을 수주한 업체 측에 거액의 뒷돈을 요구한 정황을 포착하고 압수수색을 벌였다.
경찰은 고창군청 민생경제과 사무실과 공사 관련 업체 등을 압수수색해 사업 관련 서류 등을 확보했다.
고창 일반산단 조성사업은 2011년부터 580억 원 규모로 진행됐으며, 경찰은 사업 초기부터 고창군 공무원 등이 사업을 수주한 업체 대표에게 공사 편의를 봐주겠다며 십 수 억 원을 요구한 혐의를 두고 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이날 전주지법 정읍지원은 부안군이 진행한 100억대 공사의 일괄 하도급 강요 사건에 대한 선고공판을 진행했다.
법원은 강요죄 등으로 기소된 부안군 비서실장 김 모(55) 씨에게 징역 1년2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는 등 부안군 공무원 3명에 대해 징역형을 선고했다.
김 씨 등은 부안군이 발주한 줄포만 해안체험 탐방도로 개설공사와 관련해 특정 업체에게 공사를 일괄 하도급 하도록 원청업체 대표를 협박한 혐의로 기소됐다.
두 사건 모두 거액의 공사와 관련해 공무원들이 업체 대표에게 접근해 금전적 이득을 취하기 위한 압박을 가한 혐의 때문에 사건화가 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업체가 공무원의 협박에 못 이겨 뒷돈을 챙겨 주고 앞으로의 공사 수주와 힘 있는 공무원과의 관계 유지를 위해 입을 다물었다면 공무원의 배만 불리고 부정한 사건은 묻힐 수도 있는 노릇이다.
이에 따라 자치단체의 거액 공사를 감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이창엽 사무처장은 "자치단체가 발주하는 토목 등 대규모 공사가 주민이 아닌 지자체 간부의 사익을 챙기려는 행태가 여전하다는 점이 매우 놀랍다"며 "공사 관련 공무원들의 비리를 감시할 제도적 장치를 점검해 재발을 막아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출처 : 노컷뉴스 / 임상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