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조 경남본부가 27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낙하산 인사 중단과 시군공무원 비하발언 사과를 촉구한다"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17.6.27/뉴스1 © News1 이지안 기자
공무원노조가 '낙하산 인사'를 공직사회 적폐로 규정하고 개선을 촉구했다.
전국공무원노조 경남본부(본부장 배병철)는 27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남도는 시·군에 5급 행정고시 출신 공무원과 부단체장을 내려보내는 낙하산 인사 관행을 중단하라"고 밝혔다.
지난달 기준으로 도에서 18개 시·군에 내려보낸 부단체장(2~4급)은 18명, 부단체장 외 간부 공무원(3~5급)은 22명이다.
경남도가 오는 7월 정기 인사를 앞둔 가운데 공무원노조를 중심으로 "더 이상 낙하산 인사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도는 지난 5일 5급 행정고시 합격자(행정직 사무관) 1명을 도내 지자체에 배치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06년 경남시장군수협의회의 결정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협의회는 5급 고시 출신이 근무하지 않는 11개 시·군에 순차적으로 고시 출신을 배정하기로 의결했다.
노조는 "도청 소속 5급 공무원이 시·군 5급 자리를 잠식하면 시·군 인사적체로 직원들 사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도에서 각 시·군에 부시장, 부군수와 같은 부단체장을 내려보내는 문제에 대해서도 노조는 비판적 입장을 제기했다.
1994년 개정된 현행 지방자치법 110조에 따르면 부단체장은 시장, 군수가 임명해야 한다. 또한 이들 부단체장은 해당 지자체의 정원에 속한다.
하지만 지방자치법은 따르지 않아도 처벌 규정이 없는 데다, 지방자치법이 개정되기 전부터 '관행상' 도지사가 부단체장을 임명해온 터라 쉽게 개선이 안되고 있다는 게 공무원노조 측 주장이다.
노조는 여러 낙하산 인사 관행이 바로 잡히지 않는 이유로 도가 지닌 예산권과 감사권을 꼽았다. 도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불합리한 인사를 펴고 있다는 뜻이다.
배병철 본부장은 "도는 국가로부터 받는 각종 교부세를 시·군에 배분할 권한이 있고 도 자체 예산으로 특정 시·군에 유리한 사업을 할 재량권도 갖고 있다"면서 "재정적으로 열악한 기초지자체는 도가 주도하는 인사 권고를 과감히 거부할 수가 없는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5급 이상 도청 자원의 시·군배정을 즉각 철회하고 노조, 도청, 시·군이 부단체장 낙하산 문제를 협의할 운영위를 구성해야 한다"고 재차 요구했다.
이들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이날 도청 앞에서 1인시위를 시작하고 서명운동, 규탄대회 등 여론전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한편 노조는 이달 들어 이 같은 주장을 대외적으로 펴던 가운데 최근 한 도청 공무원이 언론 인터뷰에서 '시·군 공무원 비하발언'을 했다며 이에 대한 사과와 문책도 촉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한 공무원이 "5급 인사배정은 시·군 공무원들의 자질 저하와 부정한 돈을 받고 인사하는 일부 시장·군수의 '인사 장사' 관행을 막으려는 조치로 행자부와 전국시장군수협의회 간 합의 사항"이라고 언론을 통해 밝혔다.
도는 이와 관련해 "언론의 오보"라고 해명했다.
출처 : 뉴스1 / 이지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