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으로 수출한 담배 11만 보루(시가 33억원 상당)를 사들여 국내로 밀수입한 일당을 도운 세관공무원이 검찰에 적발됐다. 밀수업자는 관세사사무실 직원을 통해 세관공무원에게 뇌물을 건넸다.
부산지검 외사부(부장검사 김도형)는 21일 관세법 위반 등 혐의로 ㄱ씨(52) 등 3명을 구속기소했다. 또 세관공무원 ㄴ씨(48·7급)를 수뢰 후 부정처사 혐의로, 관세사사무실 직원 ㄷ씨(54)를 알선수재혐의로 각각 구속기소했다.
밀수업자 ㄱ씨 등은 2014년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10차례에 걸쳐 필리핀에서 종이필터를 수입하는 것 처럼 국산 담배 11만보루를 밀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세관공무원 ㄴ씨는 2014년 5월 ㄱ씨로부터 담배를 밀수입할 때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400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ㄱ씨가 종이필터와 원목의자인 것처럼 밀수입해 보세창고에 보관 중인 담배가 세관 단속대상이 되자 보세창고에 있던 밀수담배를 종이필터 등으로 바꿔치기하도록 도와주고 ㄱ씨로부터 13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받고 있다.
검찰조사결과 ㄱ씨는 다른 사람 명의로 농산품을 밀수입하다 적발되자 그 무렵 동일한 이름으로 정상 수입품인 것 처럼 몰래 들여온 담배도 적발될 것을 걱정해 평소 알고 지내던 관세사사무실 직원 ㄷ씨에게 “담당 공무원인 ㄴ씨에게 청탁을 해달라”며 3600만 원을 건넨 것으로 밝혀졌다. ㄷ씨는 3600만 원 중 1300만 원을 ㄴ씨에게 건넸다. ㄴ씨는 보세창고 직원 ㄹ씨(37·불구속 기소)에게 부탁해 다른 사람 눈을 피할 수 있는 공휴일을 이용해 밀수입한 담배를 보세창고에서 반출할 수 있도록 해줬다.
ㄴ씨의 범행은 부산본부세관이 지난 8월 담배밀수조직을 적발해 검찰에 송치한 뒤 검찰이 여죄를 추궁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출처: 경향신문 /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