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구청 공무원으로 만들기 위해 구의원 등에게 수천만원 상당의 뇌물을 갖다 바친 어머니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서울 남부지법 제12형사부는 아들의 취업 청탁을 목적으로 2010년8월~2012년4월13일까지 강태섭 전 금천구의회 부의장(62)에게 27회에 걸쳐 34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한 전모(63·여)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전씨는 2010년8월 강 전 부의장으로부터 "아들을 구청 7급 공무원으로 취직할 수 있게 해주겠다. 선거할 때 빚을 져 생활이 어려우니 도와달라"는 말을 들었다. 이를 믿은 전씨는 강 전 부의장에게 같은해 10월 계좌로 100만원을 보낸 것을 시작으로 수차례 음식점·자택 등에서 현금·쇠고기·영양제 등을 줬다.
전씨 아들은 구청 공무원이 되지는 못했지만 2012년1월 구청 산하기관 금천구시설관리공단 취업에 성공한다.
하지만 강 전 부의장은 취업 직후 "공단 이사장의 도움으로 아들이 취업을 했으니 앞으로도 잘 보여야 한다. 돈을 달라"고 계속 요구했고, 전씨는 또 현금 500만원을 제공했다.
전씨는 이후에도 이모 금천구시설관리공단 이사장(61)에게 2013년2월부터 9월까지 아들 오씨의 인사·근무상 편의제공과 지인의 아들 취업을 다시 부탁하며 1543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제공했다. 뇌물을 준 행위가 적발된 전씨는 결국 뇌물공여·제3자뇌물교부 혐의로 기소됐고, 아들 오씨는 면직됐다.
사건을 심리한 최의호 판사는 "전씨가 공여한 뇌물의 액수가 적지 않고, 뇌물죄는 공무원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현저하게 훼손하는 범죄로 중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전씨가 범죄를 반성하고 수사에 적극 협조한 점 등을 들어 집형유예를 선고했다.
이씨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1년 형을 받았다. 또한 벌금으로 2000만원과 함께 범죄수익으로 얻은 1543만원을 추징하도록 했다.
출처 : 뉴스1 / 차윤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