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기초단체가 지방공무원을 선발하면서 관련 규정을 무시한 채 1등 대신 2등을 채용해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6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중구는 지난해 10월 실시한 ‘제3회 인천시 지방공무원 임용시험(경력직) ’ 과정에서 필기시험 1등 지원자 대신 차점자를 채용했다. 하지만 탈락된 지원자의 행정심판 청구로 결국 2명 모두 합격시켰다. 두 사람의 면접 성적은 모두 ‘보통’이다. 선발 공고를 통해 면접에서 ‘우수’와 ‘보통’, ‘미흡’의 세 등급 중 ‘보통’을 받을 경우 필기 성적이 높은 사람부터 차례로 합격시켜야 한다고 시는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중구는 필기 점수가 높은 A씨 대신 B씨를 합격시켰다. 탈락한 A씨가 추후 필기 성적을 알고 행정심판을 청구하자 뒤늦게 두 명을 모두 합격시켰다.
앞서 중구는 같은 해 6월 실시한 제2회 임용시험에서도 차점자를 무더기로 합격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중구는 공개경쟁 방식으로 공업과 농업, 시설 분야 등에서 모두 16명을 채용할 계획이었다. 필기시험을 거쳐 면접에 응시한 지원자 모두 ‘보통’ 등급을 받았다. 그러나 중구는 3개 분야의 필기시험 1등을 모두 탈락시키고 차점자를 최종 합격자로 정했다. 이 또한 규정을 무시한 공무원 채용이다.
시는 중구와 유사하거나 더욱 불합리한 사례가 타 기초단체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향후 수사 의뢰 등 적절한 대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의 한 관계자는 "기초단체가 면접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다 보니 규정에도 맞지 않게 ‘입맛’에 맞는 사람들을 선발하고 있는 것"이라며 "다시 시에서 일괄 분배하는 방식으로 공무원 임용 방식이 변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구 관계자는 "행정심판이 들어온 건은 조치가 완료됐으며, 그 외에 공무원 임용과 관련된 다른 문제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출처 : 기호일보 /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