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급자재 납품업체로부터 수천만원의 뇌물을 받아 인사청탁에 사용한 혐의로 지난 1일 영천시 간부공무원 A씨(54)가 구속되자 공직사회는 물론 지역사회 전체가 허탈감에 빠지면서 위축되고 있다.
식당가는 썰렁하고, 시를 상대로 각종 사업을 추진하던 관계자들의 시청 발길도 뚝 끊어졌다. 게다가 지역의 민심이 흉흉해지면서 분열과 반목의 조짐도 감지되고 있다. 지난 8년여간 ‘화합해 지역발전에 힘을 쏟자’며 움직여 온 긍정적 에너지도 사건 이후 끝없이 방전되고 있다.
오히려 ‘카더라’식의 유언비어만이 난무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시민은 “지역사회가 허탈감에 빠져들고 있지만 이를 수습하고 비전을 제시할 지역 리더가 보이지 않고 있다”며 “지역 민심 전환을 위해 모두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위축된 분위기는 공직사회가 더 심각하다. 공직사회 전체가 자성해야 한다는 목소리 외에는 모두가 수수방관할 따름이다. 김영석 시장도 지난 5일 “이 사건에 대해 시민에게 죄송하다”며 “시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짧게 말했다. 구속된 A씨의 취중 발언이 사건의 빌미가 됐다는 소문은 공직자들의 술자리마저 실종시키고 있다. 이로 인해 외식업계가 장마철 불황과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다.
사건 파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사회단체 등이 자발적으로 민심 전환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는 긍정적 소식도 들린다. 모 단체 회장은 “하루 빨리 수습되어야 한다. 총선 이후 각종 사업이 무산되거나 표류될 위기에 있는데 (김 시장의) 업무 추진력이 떨어져선 안된다”고 말했다. 대다수 시민은 공직사회가 술렁이면 그 영향은 주민에게 바로 돌아온다며 공직사회의 안정이 절실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때마침 6일 오후 공무원노조가 이번 사건과 관련 지역사회의 분위기 쇄신을 위해 운영위원회를 열었다. 김상길 지부장은 “사건 처리는 사법부에 맡겨놓고 지역화합과 민심 수습책에 대한 의견을 청취해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신뢰받는 행정, 원활한 행정으로 하루 속히 안정을 찾고 주민에게 봉사하는 자세를 가지는 계기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출처 : 영남일보 / 유시용기자 ysy@yeongna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