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금요일 오후에 일찍 퇴근하는 직장인을 위한 영화·전시·공연 할인제 시행을 검토하고 나섰다.
금요일 오후 4시에 퇴근하는 한국판 ‘프리미엄 프라이데이’ 제도를 시행하면서 소비를 촉진하겠다는 취지에서다.
민간기업의 경우 제도 도입이 지지부진해 이달부터 조기 퇴근제를 시행하는 공무원부터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기재부는 직장인들이 조기 퇴근한 뒤 이용할 수 있도록 민간기업·단체와 영화관 30% 할인, 예술공연 혜택 등을 협의 중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매월 마지막 주나 마지막 주 수·목·금에 이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도입 시기나 할인 업체·액수 등은 현재 확정되지 않았다.
앞서 지난 2월23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내수 활성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소비·민생 개선 대책’으로 조기퇴근 제도를 논의했다.
당시 정부는 주 40시간 근무시간제 하에서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매일 30분씩 일을 더 하고 한 달 중 하루 금요일에는 오후 4시에 퇴근하는 제도를 민관에 도입하기로 했다.
이는 일본이 지난 2월24일부터 시행한 ‘프리미엄 프라이데이’를 본뜬 것으로 공식 명칭은 ‘그룹별 집단유연근무제’다.
이후 최상목 기재부 1차관은 지난 7일 주재한 ‘물가관계차관회의 겸 범정부 비상경제대응 TF(태스크포스) 회의’에서 “가족과 함께하는 날 시행과 연계한 다양한 문화예술 소비 활성화 방안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 같은 내수활성화 조치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 할인제를 시행 중인 ‘문화가 있는 날’이 효과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기재부에 따르면 2015년 대비 2016년 ‘문화가 있는 날’의 영화 관람객 수는 615만명에서 774만명으로 26%, 관련 매출액은 405억원에서 485억원으로 20% 증가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문화가 있는 날’이 문화예술 시장 활성화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다만 야근이 많은 민간기업의 직장인의 경우 당장 혜택을 받지 못할 수 있다. 공무원의 경우 인사혁신처는 14일, 법제처는 이르면 21일, 문화체육관광부·중소기업청은 26일, 기재부는 28일 조기 퇴근제를 시행한다.
반면 지난 2월 대책 발표 이후 현재까지 금요일 조기 퇴근을 새로 도입하기로 한 민간기업은 한 곳도 없는 실정이다.
직장인 김민종 씨는 “공무원만을 위한 보여주기식 정책”이라며 “민간에 도입되더라도 주말 출근이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이에 중소기업청 관계자는 “공무원이 솔선수범해서 좋은 사례가 나오면 민간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이데일리 / 최훈길 기자 choigiga@edail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