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세무 공무원이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된 가운데 영장 실질 심사를 앞둔 피의자를 법원 직원인 동생이 소속을 밝히지 않은 채 데려가려한 사실이 확인돼 물의를 빚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4일 구속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기 위해 대전지법으로 인치된 세무 공무원 A(55)씨를 소속을 밝히지 않은 남성이 데려가려 했다.
경찰은 영장실질심사를 기다리는 피의자가 도주하지 못하도록 밀착 감시를 한다.
이 과정에서 피의자 권리로 변호사는 면담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영장실질심사는 비공개가 원칙이다.
하지만 구속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A씨를 담당 형사가 지키고 있는데 한 남성이 소속을 밝히지 않은 채 데려가려 했다는 것이다.
CBS 취재결과 이 남성은 A씨의 동생이자 법원 영장 관련 부서에서 근무하는 직원으로 드러났다.
결국, 영장 관련 법원 직원이 구속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온 자신의 형을 잠시 빼내려 했던 셈이다.
담당 경찰관은 이 남성에게 신분증을 요구했고, A씨를 데려가려는 이유를 대라며 거칠게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담당 경찰관은 민원실에 가서 남성이 법원 직원이라는 것을 확인한 뒤 A씨와의 관계를 캐물었다.
이후 감사원에도 항의한 뒤 "A씨 영장 발부 여부에 영향을 미칠 경우 가만있지 않겠다"며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관의 항의에 결국, 형제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법원 직원은 "가족 면회를 하려고 했을 뿐"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A씨는 세무사무소 직원 B(55)씨와 함께 대전 모 병원의 소득세를 낮춰주는 명목으로 수천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이들은 지난 2015년 12월 대전 모 병원의 종합소득세를 깎아주겠다며 병원 측으로부터 2000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세무사무소 직원은 "세무대행을 위한 비용을 받았을 뿐 뇌물은 아니다"라며 여전히 범행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혐의를 받고 있는 세무공무원 역시 금품 수수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출처 : 노컷뉴스 / 김미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