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재해 환자가 보상금을 더 받을 수 있도록 장해 등급을 조작하고, 이 과정에서 조직적으로 금품을 주고받은 일당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이용일 부장검사)는 장해 등급 조작에 가담한 산재 브로커 김모(48)씨와 산재지정병원 원무과장·의사, 근로복지공단 직원, 변호사 등 39명을 변호사법 위반과 뇌물수수, 배임수재 등 혐의로 기소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중 전문 브로커 10명과 근로복지공단 직원 4명, 자문의 2명 등 16명은 구속된 상태다.
검찰에 따르면 브로커들은 산재지정병원 원무과장들에게 금품을 주고 환자를 소개받아 높은 장해 등급을 받도록 해 주겠다고 접근했고, 원무과장들은 브로커가 환자로부터 받은 수수료의 약 30%를 받았다. 원무과장은 의사들로 하여금 환자에게 허위 진단서를 발급해주도록 요청하고, 이렇게 받아낸 거짓 진단서를 건네받은 브로커들은 근로복지공단 직원과 자문 의사에게 거짓으로 장해 등급을 결정해 달라고 청탁하는 구조다.
일례로 한 공단 지사의 이모(35) 차장이 3명의 브로커들로부터 총 1억2천900만원을 받아 6명의 공단 직원이 총 2억5천500만원의 뇌물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장해 등급은 1급에서 14급까지 있으며, 1급에 가까울수록 보상금이 크다.
일부 브로커들은 공인노무사 명의를 불법으로 대여받아 노무법인을 설립하거나 변호사로부터 법무법인 명의를 빌려 직원까지 고용하는 등 ‘기업형’으로 성장하기도 했다. 이들은 수수료만으로 19억~24억원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명의를 빌려준 노무사들은 매달 350~400만원을 월급 명목으로 받고, 변호사들의 경우 산재보상금 청구 소송사건을 알선받기도 했다.
검찰은 “장해 등급 조작은 제도의 공적 신뢰를 무너뜨리고 보험료를 낸 사업주와 국가의 부담을 키워 결국 모든 국민에게 피해를 주는 중대한 범죄”라며 “앞으로도 이런 부정부패 사범을 철저히 수사하고 엄정히 대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출처 : 민중의 소리 / 박소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