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상 국외여행을 다녀온 후 남은 경비를 반납하지 않거나 여행을 아예 가지 않고서 무단 결근한 공무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감사원은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선거철 공직기강 점검’을 실시한 결과 62건의 위법·부당 사항을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서울시 성동구 등 21개 기관은 자체 공무국외여행 규정에 따라 소속 전·현직 공무원이나 그 가족에 대한 공무국외여행을 실시하고 공무국외여행보고서 등을 제출받아 확인해 공무국외여행에 대한 사후관리를 하고 있다.
감사원이 지난 2014년부터 2015년까지 광역 17개·기초 226개 지자체로부터 제출받은 공무국외여행 자료와 법무부의 출입국 기록을 대조·분석한 결과 63명이 국외여행기록이 없거나 여행기간이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 광명시의 한 공무원은 2014년 10월 15일부터 같은해 10월 23일까지 부친과 하와이를 다녀오는 것으로 공무국외여행 허가를 받고 부친 여행경비를 포함해 500만원을 지급받았으나,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과 함께 여행을 다녀왔다.
경기 안산시의 한 공무원은 2015년 3월 20일부터 같은해 3월 29일가지 배우자와 호주·뉴질랜드를 다녀온 것으로 공무국외여행 허가를 받고 배우자 여행경비를 포함해 700만원을 지원받았으나 본인 혼자 국외여행을 다녀온 후 배우자의 여행경비를 반납하지 않았다.
전남 순천시의 한 공무원은 2014년 3월 26일부터 나흘간 ‘시민행복지수 상승을 위한 일본 해외연수’를 다녀오도록 공무국외여행 허가를 받았으나 연수 첫날인 26일 김해공항으로 이동하던 연수에 불참하기로 결정한 후 같은날 19시경 자택으로 귀가했다.
대구 달서구의 한 공무원은 공무국외 배낭연수를 실시하면서 허가받은 기관가 다르게 연수를 실시하고 허가기간보다 일찍 귀국해 남은 기간을 개인적인 용무를 보면서 무단결근했다.
또한 2014년부터 2015년까지 김해시 등 17개 기관이 실시한 민간인 국외여행을 확인한 결과, 전문가가 아닌 지역주민 대표 등이 포함된 740명을 대상으로 민간인 국외여비 예산 7억5139만여원을 집행한 사실이 확인됐다.
남양주시 등 5개 기관은 이장·통장 등 350명을 대상으로 민간인의 국외여행으로 행사실비보상금 예산 2억2745여만원을 집행해 공무국외여행을 실시하기도 했다.
감사원은 행정자치부가 ‘지방공무원 공무국외여행규칙’을 각 지자체에 시달한 후 이에 대한 지도·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아 지자체의 공무국외여행 사후관리가 부실하게 되는 원인을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감사원은 행자부에 “각 지자체의 공무국외여행자가 허가 내용과 달리 공무국외여행을 실시하는 일이 없도록 계획대로 현지 일정이 진행됐음을 증명할 수 있는 항공권 등의 증빙자료를 제출하도록 하는 등 각 지자체가 공무국외여행 사후관리를 철저히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아울러 “각 지자체가 ‘민간인 국외여비’와 ‘행사실비보상금’ 등의 집행 대상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선심성 공무국외여행 등에 부당하게 집행하는 일이 없도록 ‘지자체 예산편성 운영기준’과 ‘지자체 세출예산 집행기준’을 명확히 할 것”을 통보했다.
출처 : 메디컬투데이 / 박종헌 기자 pyngmin@md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