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홍성군에 살고 있는 윤해경씨는 최근 황당한 지로용지를 받았다. 홍성읍장 명의로 온 우편물에서 적십자사 회비 납부 지로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행정기관이 비영리단체의 고지서 발송을 관행처럼 대행하고 있어 무리를 빚고 있다.
대한적십자사는 1년에 한번 매년 12월, 전국의 세대주들에게 회비 납부 관련 고지서를 보낸다. 문제는 비영리단체인 적십자사의 회비를 걷기 위해 주민 혈세와 공무원의 노동력까지 동원되고 있다는 점이다.
충남 홍성에 사는 윤해경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발신인이 홍성읍장으로 된 우편물에서 대한적십자사의 회비 납부 고지서를 발견한 것이다.
이에 대해 윤해경씨는 "읍사무소에서 적십자사의 회비를 대신 받아 주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된다"며 "우편물 발송에 주민의 혈세가 들어갔을 텐데, 발송 비용까지 지불하며 고지서를 대신 보내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홍성읍사무소 관계자는 "적십자사의 지로 발송 관행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오래된 관행이라 그대로 따라 왔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홍성읍의 경우, 홍성군에서 우편물 관련 예산을 지원 받는다. 이 예산에서 지로 발송 비용을 충당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홍성읍사무소 관계자는 "발송비용은 우편물 한 개당 390원"이라며 "적십자 지로를 발송하는데 총 300만 원의 예산을 썼다"고 밝혔다. 결국 비영리 단체인 적십자 회비를 걷는데 공무원의 노동력은 물론이고 주민의 혈세까지 들어갔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대한적십자 관계자는 "정부에서 제공하는 주소록을 보고 전국의 세대주들에게 지로를 발송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지역의 경우 통장이나 이장 분들에게 지로 발송을 요청하고 있다"며 "읍사무소 차원에서 지로를 발송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정확히 잘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홍성주민 윤해경씨는 "적십자에서 회비를 걷고 싶다면 회원들에게 적십자 명의로 직접 지로를 발송해야 한다"며 "공무원을 동원해 고지서를 발송하고 비용은 주민 혈세로 충당하는 관행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
출처 : 오마이뉴스 / 이재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