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지자체 공무원 A씨는 지난 3월 북한 핵 위협으로 전국 경계태세가 강화됐을 당시 출장을 간다고 허위로 보고한 뒤 근무지를 이탈했다.
수회에 걸쳐 거짓 보고를 한 A씨는 사우나를 가는 등 직무를 태만하게 하다가 공직감찰에 적발됐다.
직무관련업체로부터 수천만원씩 금품을 받거나 승진을 빌미로 수년간 부하 여직원을 상습 성추행하는 등 지자체 공무원들의 공직 비리 행태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지자체 주무 부처인 행정자치부는 비상시국 상황 등을 감안해 이달 말까지 공직감찰을 강화할 계획이다.
13일 행자부가 올해 15개 시·도의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공직감찰 한 결과에 따르면 직무태만과 금품수수는 물론 성범죄, 선거법 위반까지 다양한 사례가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광역지자체 간부 B씨는 직무관련자로부터 금품을 받아오다 적발됐다. B씨는 직무관련업체로부터 용돈, 명절떡값은 물론 부친상 조의금을 최소 10만원에서 최대 100만원까지 받는 등 총 1890만원의 금품을 수수했다. 행자부는 B씨에 대해 중징계를 요구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북핵 비상근무 안하고 '사우나'로…지자체 공무원 '백태'
광역지자체 과장급 공무원 C씨는 2010년 5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부하 여직원에게 승진을 시켜주겠다며 수회에 걸쳐 상습적으로 성추행하다가 적발됐다. 행자부는 C씨에 대해 지방공무원법 품위유지의무 위반으로 중징계를 요구하고, 담당 국장도 감독을 소홀히 했다며 경징계를 요구했다.
지난 4월 총선 때 지자체 공무원들이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사례도 다수 적발됐다. 광역지자체 국장급 공무원 D씨는 총선 전인 지난 1월 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 지역의원 출판기념회 현장에 현안사항을 협의하겠다며 참석했다. 군 지역 공무원 E씨는 회식자리에서 특정후보가 대통령에게 걸려온 전화를 받는 것을 봤다는 식으로 지인들에게 설명하며 지지하다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인사전횡 등 업무처리가 부적정한 사례도 나왔다. 도 지역 국장급 공무원 F씨와 팀장급 공무원 G씨 등은 퇴직예정자 3명을 모범공무원으로 선정한 뒤, 모범공무원에게만 주는 부상을 배우자까지 확대해 제공했다. 이들이 부당하게 집행한 예산은 1200만원에 달했다. 또 산업시찰 대상지역이 국내로 제한돼 있음에도 해외출장을 가기도 했다.
행자부는 지난 9일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직후 '지역안정특별대책'을 긴급 시행하고 공직기강 문란행위를 집중 감찰해 엄단할 계획이다. 행자부는 이달 30일까지 조사담당관 등 조사관 12명으로 구성된 감찰반을 꾸려 본부와 소속기관, 서울과 제주를 제외한 15개 시·도에 대한 공직감찰에 나설 계획이다.
출처 : 머니투데이 /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