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편법을 동원한 자치단체 공무원들의 국외 출장·여행 실태가 감사를 통해 드러났다. 여비 '돌려막기', 선심성 일정 편성에 소중한 혈세는 새나갔다.
10일 전남도의 영광군에 대한 종합감사 결과에 따르면 영광군수 등 11명은 지난해 1월 12일부터 3박 4일간 일본 요코하마 등으로 출장을 다녀왔다.
영광군은 군의회에서 해마다 의원 국외여비로 2천만원의 예산을 편성하고 있는데도 동행한 군의원의 여비 157만원을 의원 국외여비가 아닌 민간인 국외여비 예산으로 충당했다.
지난해 11월 5박 6일간 일본 후쿠오카 선진농업국가 연수에서도 동행한 의원 여비 280만원을 민간인 국외여비로 지출했다.
군의회는 지난해 예산 2천만원 중 1천830여만원만 집행한 것으로 결산해 의원 국외여비는 남겼지만, 민간인에게 돌아갈 437만원은 군의원에게 돌아간 셈이 됐다.
영광군은 지난해 6월부터 9일간 퇴직예정 공무원 10명을 터키 문화유적 관람 등 일정으로 산업시찰을 보냈다.
이런 선심성 시찰은 지난 5월까지 이어져 퇴직예정 공무원 25명이 군의 '국제화 여비' 6천600여만원을 지원받아 유럽을 다녀왔다.
한 공무원은 다른 공무원과 가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별도로 이탈리아에 다녀오기도 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해 말 예산을 이용한 과도한 장기근속·퇴직 기념금품 제공 관행을 개선하기로 하고 퇴직예정자와 그 가족에게 고가의 현금성 금품, 국외여행 등을 제공하는 관행을 올해 말까지 개선하도록 지방자치단체에 권고하기도 했다.
메르스 확산으로 방문계획을 취소하면서 그 결정을 머뭇거리다가 위약금을 허비한 사례도 있었다.
영광군은 지난해 6월 필리핀 로사리오시 초청으로 현지를 방문하려다가 메르스로 국외여행이 어려워지자 취소했다.
방문 결정 이후 국내 첫 환자가 발생하고 100명 가까이 환자가 느는 동안에도 영광군은 8명 여비 760여만원을 지급하고 뒤늦게 방문을 취소했다.
영광군은 위약금 235만원을 물고 나머지만 돌려받았다.
전남도는 군의원의 공무상 국외 출장 때 의원 국외여비 예산을 지출하고 퇴직예정 공무원 국외연수는 권익위 권고대로 연말까지 개선해 예산이 낭비되지 않도록 했다.
출처 : 연합뉴스 / 손상원 기자 sangwon700@yna.co.kr
